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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에 앞서 중요 코멘트를 두가지 언급하고 넘어가야겠다. 첫째로, 이 포스팅은 지극히 작성자 개인의 가치관과 심미안에 의한 내용이라는 것. 두번째는, 포스팅 내에서 언급되는 인물에 대한 판단은 글쓴이가 이전부터 읽어온 김별아씨의 장편소설 <미실>에서 받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도출해 낸 결과라는 사실이다. 


 요즘 주변인들에게 “드라마 뭐 보냐?”라고 묻는다면 넷 중 하나는 “선덕여왕”이라고 대답 할 것이다. 그만큼 이 작품은 그간 공중파 방송 3사에서 줄기차게 방영된 국내 드라마들의 지지부진했던 시청률에 새로운 희망을 준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첫화 방영일의 두근거림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방영 다음날은 무려 아르바이트 오픈조이기에 5시라는 꽤 이른 아침 기상의 부담을 지고 있음에도 완전 몰입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아.. 독고영재 각하도 이순재 상감마마 앞에서는 신하 조무래기가 될 수 있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독고영재씨가 맡은 역할은 미실의 본남편인 세종(6대 풍월주)이다. 개인적으로 소설에서 읽은 느낌이랑은 사뭇 다른 캐스팅이란 생각을 했다. 차라리 진지왕의 임호와 캐스팅이 뒤바뀌었다면 조금 더 싱크로가 맞지 않았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것은 극화가 전개되면서 사뭇 종식되었다. 과거 각하시절의 연기 임팩트가 너무나 강렬했던 그지만, 이번에는 한 여자에게 순정을 다 비치고 그 안에서 자족할 줄 아는 완벽한 세종으로 변신해있었다. 역시 진정한 국민 배우 중 한 사람이라고 감탄하게 된 계기였다.

 
 첨부된 스틸컷 바로 뒤 이은 장면에선 미실 역할을 맡은 고현정씨가 무술실력을 뽐내며 진흥대제를 위기에서 구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소설에선 저런느낌의 미실은 전혀 언급도 없었고, 완전 색기만 넘치는 전형적인 아낙이었는데?? 하는 의문이 들려는 찰나 본격적인 화랑도의 체제가 잡히기 전의 수장인 원화라는 역할의 설정때문에(훗날 수많은 남성의 낭도들을 거느리는 수장이 여성이라는 것에서 비롯된 각종 폐단들 때문에 원화제는 폐지되고 풍월주 제도가 확립된다.) 도입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바로 뒤따랐다. 무술씬은 조금 어색했지만.. 썩 나쁘지만은 않았달까?


 진흥대제의 차남은 금륜왕자(훗날 진지왕, 임호 분)로 미실과 의기투합하여 차기 왕권을 획득하며, 아직은 아역으로 등장하는 왕손 백정(훗날 진평왕)은 그러한 미실의 야심과 사뜩함을 모두 알고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 부분 또한 소설과 많이 다른데, 기존에 접해왔던 것과는 크게 다른 관점임에도 위화감보다는 호기심이 앞섰다.


 사전정보에 의하면 미실은 희대의 요부이자 악녀로 묘사될 것 같았는데, 무술씬에서 기대이상의 충직하고 성결해보이는 모습에 으잉? 했다가 곧이어 처음으로 노출된, 사람 목숨을 날파리목숨으로 여기는 냉혹한 악녀의 모습에 순간 식껍했다.(이런 씬은 회를 거듭할수록 노출이 잦아진다.)


 배우 정웅인이 맡은 역할은 미실의 친동생 미생으로. 장차 10대 풍월주(화랑의 수장)위에 오른다. 순전히 누나덕이다. 앞으로 어떤 캐릭터로 묘사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기억하기로 소설에서 그리 긍정적인 인물은 아니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소설 속 미실은 충만한 색기를 바탕으로 그 타고난 천성에 휘둘리는 남자들이 제 스스로 자기 삶을 망치게 되는 마성의 여인이지 본인 스스로가 정치적 권력에 과도한 욕심이나 집착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때가 때인만큼이랄까, 아니면 우리나라 사극의 특징때문이랄까... 정치적색채가 더욱 강하게 드러나는 이번 선덕여왕 속 미실은 충분히 그 시작에서부터 호조를 보였고. 나 또한 매우 기대하고 있다.


 이제까지 드러난 모든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는 후대왕위의 진평왕이 과연 어떤식으로 그 분노와 원한을 표출할지 기대된다. 그리고 그 인물을 맡은 사람이 배우 조민기라는 것도 매우 만족스럽다. 더불어 늘 청순가련하고 남자들의 보호를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이미지로 연기를 해 온 고현정의 극단적인 팜므파탈은 아직까지는 생소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첫 사극이니 더더욱) 하지만 첫화가 이정도니 회를 거듭할수록 그 마력은 더욱 강력해질 듯 하여 그 부분 또한 몹시 기대중이다.


 드라마는 전반적으로 좋았다. 다만 진지왕이 황제위에 오르는 장면에서 혁거세의 알과 접신하는건 대체 뭐냐..싶었다. 알이 밀폐용기에서 뛰쳐나와 하늘에 올랐다가 자체발광하고 황제앞에 놓인다... 장난하냐........ 이게 태사기냐.........


 비록 사극이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구성되는 극화라 할지라도 이 또한 유희적이고 상업적인 하나의 컨텐츠라는
맥락에서 볼 때 어느정도 수준의 픽션이나 각색은 필요하겠지만.. 드라마라는 장르가 우리 역사적 배경에 대해 어느정도 수준의 상식을 갖춘 성인들 뿐만 아니라 이제 막 역사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올바른 사관을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청소년들 또한 즐겨보는만큼 (특히 이번 선덕여왕은 초호화캐스팅으로 방영 한참 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은 대작이니) 올바른 역사적 배경에 대한 제시가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민사상에 의한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사극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유독 태왕사신기 이후로 그 정도가
지나칠만큼 심각해진 듯 하여 왠지 씁쓸한 기분이다. 이대로 간다면 중국처럼 황자와 공주가 축지법을쓰고 하늘을 날아 황궁 담을 뛰어넘는것은 몸풀기 체조식인 무협극과 다를것이 뭐가 있겠는가란 생각이다...


 무튼.. 다시 드라마 스토리로 돌아와보면, 미실은 참 나쁜여자다. 근데 임호가 맡은 진지왕은 진짜 천하의 후레자식이다. 아주 야무지게 단물만 쏙 빼먹고 냉정하게 돌아선다. 심지어 그릇도 작은놈이;; 결국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한다. 하지만 그 계보에서 김춘추(우리 승호♥)가 나오는 것을 보면 아주 쓸모없지만은 않고 그래도 왕족 값어치는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사극과 우리 역사에 관심이 많음에도 진평왕이 선덕여왕 아버지라는건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알게되었다;;; (소설 미실에서는 선덕여왕대까지의 이야기는 그려지지 않는다.)




 진평왕의 부인이자 선덕여왕의 모후이고 과거 도자기굽는 꽃남의 여자였던 슈가 수진은 연기 나쁘지않다...고 생각했으나. 사극연기의 섬세한 부분들에서 크나큰 부족함이 씨게 드러났다.....(아니나 다를까 벌써부터 연기력논란 기사에 베플은 모두 퇴출요청 일색이다;;;) 그래도 선덕여왕 어머니라니.. 연기라도 좋겠다 싶더라. 극중에서 보여지는 신당은............태사기에 나오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않다. 첫 회부터 미실의 야망을 위해 화랑들이 할복;;;; 하는 씬은 가히 충격 그 이상이었다. (위 사진 설명글 참조)

 
 그리고 문노라는 중요한 인물이 있는데. 그의 직책은 국선, 화랑도의 지도자격인 인물이다. 이분 전직 강회장님의 비서실장. 은근히 우리 구준표도령의 필요업무를 몰래 처리해주던 그분... 이분 은근이 드라마나 각종 사극에서 꽤 임팩트 있는 조연 많이 하신다. 그것도 훈훈한 이미지로... 명성황후(고종의 친형)에서도 주몽(소서노의 첫 남편)에서도 꽃보다남자에서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역시!!! 멋지게 나오셨다. 훗날 진지왕과 미실 사이에서 출생부터 비극이었던 아들 비담을 맡아 기른다.


 확실히 아직까지 고현정은 현대극 속 인물의 이미지가 강하며 순재옹은 이산의 영조느낌이 물씬 풍겨난다. 난 뭔가 임팩트있는 작품을 만나면 도통 그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해 큰일이다;;; 하지만 미실의 표정연기 하나는 진짜 명품이었다. 자야하는데를 연신 외치며 놓을수가 없는 요인이었다. 과거 MBC드라마로 방영된 신돈 속 기황후(김혜리 분)와 왠지 캐릭터가 겹치는 느낌이었지만... 그녀보다도 더 표독하고 악랄하며 색기가 줄줄흐르는 전형적인 팜므파탈이었다. 소설에서 언급되지 않은 또 하나의 이야기는 ‘새주’라는 직책에 대한 언급. 드라마 속 미실은 진흥대제가 임명한 새주라는 직책을 맡은 고위관료인데. 이는 왕의 의견을 가장 가까이에서 받들어 뫼시며 옥새를 관장하는 직책이라고 한다. 소설 속에서 미실에 빠져 앞뒤분간 못하는 노망난 진흥왕만 보다가, 소설 속 사리분별에 능하고 필요 이상으로 냉철한 순재옹의 진흥대제를 보니 이제사 막힌 속이 뚫리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미실을 죽이라고하다니;;) 일단 첫화를 보자마자 메모장에 코멘트를 적어가며 작성했던 리뷰는 여기까지다.


(진평왕의 청년역할을 연기했던 배우 백종민의 모습. 선덕여왕 아역배우들 중 단연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잔혹했던 미실의 모습들 중 단연 카리스마가 최고였던 씬, 무고한 근위대 3명을 단칼에 베고 웃는 모습이라니!!)


(이것이 낭장결의!! 아름다운 화랑의 낯에 강렬한 색채로 아름다움을 더한다.~ 하지만 그 의미는 무시무시!)


 <선덕여왕>에서는 신라의 골품이 자주 언급되어, 아주 오래전에 배운 내용이기에 다시 한 번 자료를 찾아보았다.(트랙백 참조) 김별아씨의 장편소설 <미실>에서 미실이 진흥제의 여자가 된 이후로 제는 자신의 딸인줄로만 아는 애송공주(소설속에서는 제의 태자인 동륜(진평왕의 아버지)과의 후일도모로 낳은 딸)를 낳은 미실에게 그 수고를 치하하고자 세종전군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인 하종(당시 세살박이 어린아이)을 신라의 13번째 관직인 사지(舍知, 혹은 소사)에 봉한다.


 이 하종은 드라마 속 인물과는 다르게 아버지 세종의 품성을 그대로 빼다 박은 온순하고 현실에 순응할 줄 아는 인물로 그려지며, 현재 대목 이후로 큰 비중은 없을 듯 하다. 또한 드라마와는 다르게 미실의 첫 아이로 그려진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는 진지왕(동륜태자의 동생, 신라의 25대 왕)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비담이 첫째로 묘사됨.) 계속된 제의 총애를 입은 미실이 진짜 그의 핏줄인 난야공주를 낳았을 때 하종은 11번째 관직인 나마(奈麻, 혹은 내마, 나말)에 오르며, 제와 미실 사이의 두번째 친자인 수종(심지어 아들)을 낳았을 때는 나마 보다도 한 등위 윗 서열인 10번째 직위 대나마(大奈麻, 혹은 대내마, 대내말)의 직위까지 이른다.


       (배우 김정현이 연기하는 드라마 속 하종, 아버지 세종보다는 삼촌 미생을 쏙 빼닮았다.)


 하지만 이 대나마의 직위는 당시 제에게 올바른 처사를 간언했던 신하 삼호공 때문에 그 특혜가 한층 낮아진 결과였으며, 이러한 처우가 내려진지 채 얼마 지나지않아 수종이 태어난 지 77일 째 되는 날 하종은 제의 양아들로 삼아지고 수종과 함께 전군(왕이(혹은 왕의 정비가) 사통으로 낳은 아들을 정식 왕자위에 걸맞는 직위에 봉하는 것)으로 그 예우를 격상한다. 이로서 미실은 두 공주와 두 전군의 어미가 되며, 하늘 아래 제와 황후 말고는 그 누구도 두려움이 없게 된다. 


 비록 하나의 픽션으로 이루어진 소설과 드라마 속 인물이기는 하나(하지만 가상인물은 아니다.) 그 위세가 동양판 클레오파트라에 준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클레오파트라는 본인이 그 전권을 틀어쥐고 천하를 호령한 여제라는 것에서 미실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내가 제작년에 간사이지방 여행시 히메지성을 방문하고 알게 된 도쿠가와 이예야스의 손녀 센히메와 비슷하다(이 내용은 당시 일본여행기를 다룬 포스팅에서 차후에 언급하고자 한다.)고 생각해도 무방하겠다. 아무튼 결론은 참 놀랍고 대단한 여자라는것!! 그리고 내 마음을 쏙 사로잡았다는 것!!


 첫 방영 당시에는 기대보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덕여왕>은 어느새 지지부진한 스토리전개 때문에 비난을 받으면서도 동시간대 요지부동의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성과에 안주하여 지금 당장에만도 보이는 여러 결점들을 보완함이 없이 자만에 취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디테일한 CG의 아쉬움이나, 여러 사극에서 많이 본 듯한 로케이션 등) 나는 이번 드라마 <선덕여왕>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한 주를 어떻게 기다리지….’라는 마음마저 품게 되었다. 지금 이 여파를 몰아 보다 더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그 위세에 걸맞는 훌륭한 대작으로 새로운 이름을 장식해 주길 바란다.


 (본문에 첨부된 이미지 파일은 국내 포털 사이트 네이버(www.naver.com) 이미지 검색에서 발췌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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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