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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비싸게 보는 영화 돈 아깝지 않게
가급적 스케일 크고 흡입력있는 장르를 선호한다지만

나는 왜 이렇게 적당히 달달하고 말랑말랑해지는 작품이 좋은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그리하야 이번에 선택한 작품은
'메릴 스트립'이라는 이름 만으로 고민의 여지 없이 결정된 <사랑은 너무 복잡해>다.


10년 전 20살 연하의 여자와 바람이 나서 가정을 버린 남편 제이크
그 큰 상처를 안고 세 자녀와 자신의 사업 운영을 통해 충실히 극복해 온 제인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같은 상처를 안고 새롭게 나타난 새로운 남자 아담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이라도 이 곤란한 인물 관계도만 살핀다면
'알만큼 알고 해볼만큼 해봤어도' 사랑은 너무 복잡하다는 카피가 확! 와닿을 것이다.


단순히 저 위의 관계도만 보더라도 일반적인 사람들은 '당연히' 아담의 편을 들어줄것이다.
하지만 제인에게는 그것이 절대 쉽거나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우리가 죽고 못사는 사랑인것을..


사랑이란게, 사람 마음이란게 그렇게 머리로 계산해 마음먹은대로 흘러간다면 이런 영화가 나올수도 없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지극히 금성여자의 마음이되어 제이크에게 분노하고 원망했지만
그 마음을 아주 모르겠다고 외면할수는 없었다. 그저.. "제발 그렇게 상처받은 눈으로 바라보지마..젠장.."이라며 읊조릴 뿐



있잖아, 하치.
사람은 잃어버리고 나서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고 하지만


진정한 의미로 깨닫는 건 언제나
다시 서로 마주쳤을 때였던 것 같아. 

< NANA > 


위 구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 중 하나인 <나나>의 명대사이다.

10년만에 재회한 옛 부부 제이크와 제인.. 그렇게 만난 두 사람의 관계가
아직은 그리 깔끔하지도 또한 그렇게 나쁘지만도 않다는 사실을 직시한 것은 '재회'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랜만에 feel이 통하는 영화를 만난 탓일까,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후배에게 이 영화의 매력에 대해 열정을 다해 토로하다보니 후배가 되물었다.

"그럼 언니는 그 결말이 어떻게 될 것 같았어요?"

그 물음에 대해 잠시 침묵에 빠져 고민하다보니,
이 영화의 결말은 정말 내가 상상조차 못했던 방향이었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매우 만족스럽기도 했다.

우리가 아무리 누군가의 관계를 통해 자아가 형성되는 사회적 생물이라고는 하나,
혼자 지내는 것이 결코 비참하거나 초라하지 않다는.. 앞으로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격려가 되는 결론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그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이라면 특히나 더욱 그렇다.
오랜만에 마음이 참 복잡하지만.. 결코 불쾌하지 않은 영화 한 편을 만났다. 

아마도 이것은 24살의 내가 사랑보다 더 열광하는 배우 메릴 스트립이이었다는 것. 그 때문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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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