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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냉혹한 평가가 연신 들려옴에도 불구하고 너무 보고싶었던 영화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전작 <식객>은 <블랙>, <하모니>와 더불어 나를 가장 많이 울게 한 3대 영화 중 한편이었고,
드라마 버젼의 <식객> 또한 매주 월·화요일 어두운 방 안에서 소리없이 훌쩍이며 청승떨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는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서 모티브만 차용했을 뿐
원작이나 영화판 전작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작품이라고 했다. 사실 그래서 더욱 끌린것도 있었다.


여 주인공 장은 역할은 배우 김정은이 맡아 연기했다.
나는 근래들어 그녀가 이렇게 예뻤던가.. 하는 감탄을 연신 하고 있는데 이번 영화도 그 부분에 한 몫을 더했다.
최근에 감상한 M/V <사랑 참 어렵다>에서만큼은 아니었지만 단아함이 무엇인지 온 몸으로 보여주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남자 주인공이자 김강우, 김래원에 이어 3대 성찬을 맡은 진구
역대 캐스팅 중 가장 매력적이고도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높았다고 생각했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이 두 주인공이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겨루는 경쟁자였다는 것
흔하디 흔한 ‘경쟁 -> 공감대 형성 -> 어느 순간 사랑에 빠짐’이 아니었다는 사실. 그게 정말 너무 좋았다..!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은 친 남매나 다름없는 관계로 그려지는데 누나가 자기되는 그런 뻔한 진행을 나는 정말 혐오한다.


영화는 시작에 앞서 원작의 장면컷들을 통해 제작에 참여한 이들을 소개했다.

사실 현장에서 정말 많은 고생을 함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는 주목받지 못하는 이들이 바로 영화 스텝인데
그런 그들의 이름이 화면에 나타날때마다 다시 한 번씩 되새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느껴졌다.

또한 도입부에서는 꽤 신선하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주의를 사로잡으며 시작부터 큰 기대감을 심어주었는데,
이런 부분들 때문인지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아쉬움들이 큰 뭉텅이로 가슴 속에 내려앉았다.
영화의 내용이 김치경합을 통해 진행된다고는 하나 전작에 비해 단편의 소재들이 통일감 없이 뚝- 뚝- 끊어지고,
부분적으로는 그 배경조차 너무 식상한 신파에 고루한 진행이었다는 점 등이 바로 문제요인이었다.

이는 어쩌면 원작의 모티브만을 차용한 것이 이러한 한계를 낳았다고 봐야겠지만..
<식객>을 사랑하는 자칭 골수팬으로서는 정말 아쉽고 화가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good/bad로 나뉘는 양자택일의 선택지에서 이 영화를 good이라고 평가해 주고 싶다.
그 이유는 이름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아련해지는 우리네 ‘엄마’들에 대한 이야기가 메인 모티브라는 사실 때문이다.

이번 영화 <식객: 김치전쟁>은 원작 내용에 대한 차용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엔딩에 이르러 등장하는
성찬의 명 대사는 영화 속 메인 소재인 김치와 소금에 대해 소개하는 <식객 25권> 뒷 날개에 삽입된 구절이다.

이 세상 모든 맛의 가짓 수는 이 세상의 어머니들의 수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식객: 김치전쟁 中 성찬의 대사>


영화는 끝내 소금이나 젓갈 중 뭔가가 빠진듯한 김치를 맛 같은 아쉬움을 줬지만
보는 내내 이따금씩 터지는 감동과 서글픔은 기억 속에 아주 선명하고도 날카롭게 새겨졌다.

삶에 너무 지쳐 자살이라도 하고 싶을 때, 가장 생각나는 것은 ‘우리 엄마 밥’이라는 성지루의 대사처럼…
극장에서 나오는 길에 엄마에게 전화로 뜬금없이 “사랑해, 보고싶어”라고 외치고 싶게 만들었던 영화 <식객: 김치전쟁>.

그러한 감상에 대한 고마움에라도 새로운 기회가 한번 더 발현될 수 있기를… 기대하게 만든 영화라고 정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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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