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들어와, 2년만에 돌아가는 학교 복학을 앞두고
마음을 달랠 겸 20살 겨울 첫 휴학을 앞에두고 온 마음을 다 뺏겼던
드라마 <황진이>를 다시보기 시작했다.
자칭타칭 드라마 덕후로 인정받는 내가
정말 오랜만에 다시 꺼내든 이 작품.
오랜만에 봤더니 너무 뒤늦게 알게 된 보석같은 배우들이
참 많이 나왔던, 내 기억보다 더 좋고 대단한 작품이었고
그만큼 더 아름다운 화면들로 가득 채워졌단 사실에 자꾸만
감격해야만 했던, 그런 드라마.
이 회차를 보면서, 이 화면을 잠시 멈춰두고 핸드폰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었다.
내가 보기엔 하지원도 장근석도 이 때가 가장 리즈시절이 아니었나 싶다고.
정말 어떻게 봐도 너무 예뻐보였던, 그야말로 '선남선녀' 커플인 진이와 은호.
진, 은호 커플의 아름다운 장면은 이것 말고도 정말 많지만
내 인생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로 꼽는 <황진이>를 두번째 본 지금,
어린 은호가 '사랑에 빠진 소년'의 매력을 숨김없이 보여준
이 장면이 단연 최고가 아니었을까.. 라고 자꾸만 생각해봤다.
두 배우의 표정도, 대사도, 화면도, 상황도 모두가 완벽 그 자체.
그리고, 그래서 더욱 슬펐던 이런 장면들도 있었다.
햇수로 5년만에 다시 보게 된 <황진이>는
어쩜 저렇게 드라마를 예쁘게, 배우를 아름답게 찍었을까
그저 감탄의 연속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이었다.
구도, 의상, 배우의 시선, 치마를 말아쥔 모양새, 손까지
모두가 다 완벽해서 '멋지다'란 말 외엔 할 수 없었던 매 순간 순간이 이어졌다.
<황진이>의 여주인공은 이 드라마를 보기 직전
성황리에 종영한 <시크릿 가든>의 여주인공 하지원.
하지만 '여배우'라는 수식어로 그 매력을 뽐내기엔
시크릿가든과 황진이의 거리감은 그야말로 억겁의 시간과
저승과 이승 사이의 차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쩌면 드라마 감독이 배우이자 여자인 하지원을
남몰래 좋아하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질투가 들 정도였으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무슨 옷을 입고 어떤 각도로 카메라를 들이대도 예쁜게지.
하지만, 이 드라마에는 조금많이 슬프게도
나같은 <황진이> 골수 팬들조차
외면하고픈 기억인 이런 발CG의 오명도 좀 있다.
... 백무성님 미안해요...
게다가 절벽에서 스스로 발을 내딛어 생을 마감했는데
사람이 이렇게나 단정하다니(... )
차라리 이후 모습을 보여주지나 말지, 이건 정말 아니었습니다요.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하지만 곧 이어진 이 장면에서 난 또
언제 위의 장면들을 이죽거렸냐는 듯이 금새 정신줄을 놓았다.
아 정말 어떻게 이런 화면을 보여줄 수 있는거지?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백무를 떠나보내는 진이의 모습.
대입 수능을 준비하며 수학공식처럼 외웠던
우리 고전작품 속 미적요소 중 하나인 '비애감'
이거 말고는 정말 표현할 말이 없었던 완벽한 씬.
이 드라마의 좋았던 점 또 한가지는,
황진이라는 한 인물의 생애를 표현한 드라마인 만큼
현대극에선 거의 마지막 회에서나 한 번 나올법한
'몇년 후'의 장치가 이렇게 몇번씩 나온다는 것 이었다.
백무가 떠나고 몇년 후, 많은 것들이 바뀐 기방에서
여전히 잔잔하지만 힘있는 존재감을 드러낸 송도의 기녀들은
내게 참 각별했던 존재이자 캐릭터로 남아있다.
개인적으론 이 배우도 참 좋았는데, 그만큼 매력을 많이
보여주질 않아서 아쉽기도 했었고, 뭐 그런 잔상들이 남아있다.
그런 반면, 드라마 전체 회차나 비중으로 볼때
황진이에게나 극중에서나 가장 큰 위치였던 김정한 대감은
내게 그냥 그랬던 아쉬움이 더 큰 존재였다.
아이를 잃고 난 직후의 모습도 참 매력없게 찌질했고,
전체적인 상황들이나 이제는 명월이가 된 진이와의 관계-감정들도
별다른 감흥이 없을 정도였으니까.
그런면에서 말하면 차라리 나는 벽계수의 편. 연기는 좀.. 아쉬웠지만
그리고 그보다 더 슬펐던 건, 바로 이 서경덕 선생의 극 중 분량.
뭔가 급하게, 정말 최소량만 억지로 삽입한듯 해서 맘이 불편했다.
개인적으론, 황진이의 남자들-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벽계수와 서경덕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있어 더욱 아쉬웠던 기억.
벽계수와 서경덕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있어 더욱 아쉬웠던 기억.
그래도 그런 위의 서경덕 선생이, 이제까지 지켜온 황진이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게 됐던 씬. 작지만 대단한 존재감의 위력이란 이런거겠지
그리고 최근 1박2일에서 그 매력을 여과없이 발산했고
성균관 스캔들 이후 '정조 전문배우' (거상 김만덕에서도 정조로 등장)로
이제는 진짜 스타가 된 꿀성대 조성하 배우님♥
2006년 당시 드라마를 볼때도 악공 선생의 매력은 충분히 느끼고 있었지만,
이분이 그 분이었어? 라는 충격은 2011년이 되어서야 느낄 수 있었다.
극의 후반에 이르러 서경덕 선생이 등장하고는
그야말로 진짜 '마무리' 단계에 왔구나, 싶은 느낌들이
정말 강하게 묻어나기 시작한다.
그 중 둘이 마주앉아 국화차를 마시는 이 장면은
사극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잔잔한 여운의 매력을 보여주는 정말 씬.
그래서 이 드라마가 마무리되는,
여자이고 기생이고 여러가지 삶에 번다했던 진이가
예인으로서 진짜 삶을 찾아가는 이 과정이 나는 참 더없이 좋았다.
다만, 여기는 굉장히 움직임이 많은 씬이라
포스팅을 하고보니 엑스트라분들께 좀 죄송하다는게 함정(... )
백무-매향에서 이어지는 명월-부용의 관계는
이 드라마를 지탱해주는 가장 큰 기반이자 힘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나는 언제나 그 어떤 극에서든 더없이 완벽한 주인공때문에
늘 슬프고 아파 좌절해야만 하는 이런 '부용'들이 안쓰럽다.
이 드라마도 그런 점은 별 반 다를게 없었던 또 하나의 예제.
하지만 진이는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는게
다른 드라마에서도 숱하게 희생되는 '부용'들을
안타깝게 하는 가장 큰 결정타.
오죽하면 드라마 방영 당시에,
하지원에게 춤을 가르쳤던 무형문화제 선생께서
'너 배우 그만하고 내 제자를 하라'고 했다는
얘기가 돌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 말이 또 제대로 수긍이 가는 이 씬은
진짜, 이 드라마가 보여주려는 '황진이'에 대한
매력을 가감없이 제대로 다 표현해낸 장면이었다.
'예인'으로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사람 마음은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에 대해 거듭 보여줬던 이 드라마.
그래서 끝까지도 각 인물들간의 관계 관계가
백아와 종자기로 비유되는 이런 장면들이 몇 번 등장했었다.
인기리에 많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방영된
드라마는 언제나 마지막회가 가장 아쉽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황진이를 내 인생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로
꼽는 이유는, 그 어떤 회차보다 마지막회가 가장 맘에 들었기 때문.
군더더기 하나 없는, 이 드라마의 방영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게 무엇인지 정말 깔끔하게 드러난 말 그대로의 완벽한 결말이었다.
하지만 그 어떤 의미에서도 나는,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이 이렇게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진 채 고생하는
드라마 스텝들이라고 생각한다.
이후에 언젠가 포스팅을 할
내 인생 최고의 드라마 중 또 다른 작품인
<그들이 사는 세상>이 좋았던 이유도
이처럼 마지막회에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
사실은, 드라마 전체적으로 그런 이야기들을
계속 보여준다는 것에 있을 정도니까
5년의 시간을 돌아
이 드라마를 처음 보고 반했던 그때와
많은 것이 다른듯 닮은 오늘에
다시 이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 너무 행복했다.
오늘은, 아무리 좋았던 것이라도 두번은 잘 안보게되는 내가
이렇게 이 드라마를 운명적으로 다시 찾았다는 것 만으로도
내 인생에서 이 드라마가 지니는 의미는 충분히
입증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이 포스팅을 마쳐야겠다.
5년의 시간을 돌아
이 드라마를 처음 보고 반했던 그때와
많은 것이 다른듯 닮은 오늘에
다시 이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 너무 행복했다.
오늘은, 아무리 좋았던 것이라도 두번은 잘 안보게되는 내가
이렇게 이 드라마를 운명적으로 다시 찾았다는 것 만으로도
내 인생에서 이 드라마가 지니는 의미는 충분히
입증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이 포스팅을 마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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