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점 없는 맑은 초겨울의 하늘 아래서 깊은 심호흡을 수차례 반복했다. 폐부를 휘감고 다시 빠져나가는 찬 바람의 기운이 달리 어찌해 볼 도리가 없던 답답한 가슴을 풀어주었다. 양 볼이 선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할 즈음, 곧이어 시린 손끝의 감각이 무뎌져왔다. 체온이 식어버린 손 끝을 살짝 풀어진 옷섶 틈으로 가져가 쉴새없이 쿵쾅이는 심장위에 올려두었다. 손끝이 닿는 순간, 온 몸 구석구석 퍼져있는 신경의 말단이 발작을 일으키듯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이대로 심장이 멈춰 버렸으면 좋겠어’ 그 순간 왼 뺨을 스치고 간 바람에게 속삭인다.
" 위안(暐岸)은 햇살이 비추는 언덕이라는 뜻 이예요 "
그에에서 허락받은 온갖 진귀한 것들 중 여자는 위안(暐岸)을 가장 중하게 여기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는, 그 누구보다 연(煙)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그의 성품이 느껴졌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그 믿음 하나로 ... ... 그렇게 문득, 마주한 객의 존재를 잠시 잊고 상념에 사로잡혔다.
이제는 제 온도를 찾은 손 끝을 다시 한번 가슴의 왼편 한 쪽으로 가져갔다. ‘쿵쾅쿵쾅’ 심장은 아직도 계속해서 뛰고 있었다. 코끝을 맴도는 차의 향이 가슴을 울린다. 지난밤의 만남도 되새겨진다. ... ... 여자는 이렇게 한심스럽게도 애절하다.
" 그 ... ... 사람이니까, 그래서 그래요."
그리고 그 애절함은 필요 이상의 솔직함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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