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보다 순간의 생생한 경험을 들려주고 싶어서 기내에서 티켓 수령을 위해 준비해간 서류 뒷편을 펼쳐들고 열심히 끄적거렸다. 전날 친구와 늦은 시간까지 수다를 떠느라, 총 5시간 정도의 렘수면으로 매우 지쳐있었기에 공항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버스 바깥의 풍경과 이륙 당시 비행기 밖 하늘을 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후회로 남는다.


 공항에서 여러가지 경험을 했다. 인터파크 항공권 예약이 살짝 잘못되어 있어서 티켓팅을 못하는것은 아닐까 내심 걱정도 했었고, 그 문제가 해결된 직후엔 공복 상태로 긴장이 풀려버려서 공항의 카페테리아에서 나 홀로 라떼 한잔과 샌드위치를 놓고 음악을 들으며 애써 설레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금속탐지기로 몸을 훑을 때, 귀걸이를 빼야 하나’라는 쓸데없는 걱정도 하고, 면세점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고 이것저것 설레이고 어리둥절한 상태로 공항 곳곳을 헤집고 다니다가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리고 곧바로 잠들었다............. 


 정신을 차린 무렵에는 기내식을 제공받고 있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기에 대안으로 선택한 일본항공의 여승무원들은 한국의 스튜어디스들보다 전반적으로 연령이 높아보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발랄하고 씩씩한 이미지였다. 기내식은 상당히 불쾌했다. 버섯덮밥으로 추정되는 그 음식은 가히 여자정준하로 불려도 어색함이 없는 나의 식탐을 고요하게 잠재웠다. 나는 사이드로 제공되는 키위맛 요플레와 사과주스로 만족해야했다. 그리고, 그 때 알게된 놀라운 사실은 키위요플레를 먹다 사과주스를 마시면 주스는 맹물맛이 난다는 사실(!!!!!!!!!)이었다. 아마도 당도의 차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때는 그게 왜 그렇게 신기했는지, 아마 여행에 대한 설렘이 날 흥분케 했던 것 같다.


 간단한 식사 후 창 밖을 보았을 땐, 구름이 내 시선보다 훨씬 아래쪽에
깔려있었다. 비행기의 동선은 내가 최선을 다해 느리게 걸을 때의 움직임보다도 느리게 보였다. 실제로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고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창 밖 구름의 사진을 마음껏 찍겠다는 일념 하나로 window seat을 예약했지만 너무나 뒤늦게 디카를 트렁크에 넣은 채로 고이 화물칸에 보내버린 후에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우쳤다 ........... 


 구
름과 같은 높이에서 날고있을 때, 구름이 솜뭉치가 아닌 연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는게 슬펐다. 다행히도 옆자리에 앉은 분은 한국분이었다. 우리는 함께 한국말로 기내식의 형편없음에 대해 걱정을 해 주었다 -_-!


 그러나 그 분은 끝까지 다 드시더라............ <- 존경스러웠다


 식사 후 착륙까지 20여분간은 공항에서 구입한 에쿠니가오리의 <웨하스의자>를 읽었다.
총 비행 시간은 1시간 40분정도, 그 중 식사시간이 10분여에 불과했으니 1시간을 잔 셈이다. 끝나가는 육지와 시작되는 바다를 볼 수 있었던 순간의 기분은 참으로 묘했다. 21년 인생 최초로 내가 나고 자란 땅을 벗어난다는 것과, 그것을 발 아래 두고 감상한다는 기분은 딱히 명료하게 표현할만한 방법이 없었다. 창 밖으로 넓게 펼쳐지는 풍경이 너무도 맑아서 머리를 내밀면 그 시원한 공기와 바다내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있는 힘껏 목을 쭉 뻗었다.
그리고 창문에 부딪혔다 -_-............ 중요한 것은 그 이후에도 3번은 더 그랬다는 것이다............... 이뭐병


 착륙할 때 비행기체가 기울어지는 느낌은 유쾌하지 않았다.
비행기가 점점 저공비행을 할 수록 왠지 바닥에 충돌할 것만 같은 쓸데없는 걱정이 들었다. 수면위로 낮게 날 때, 느낀 것이 있었다. 일본 바다는 참 더럽구나-_-; 바다위에 무수하게 많은 희부연 무언가가 둥둥 떠있었다. 순간 물고기의 시체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공항에 거의 도착해서야 나는 그것들의 존재를 알아 챌 수 있었다. 물살의 단면이 햇빛에 반사되서 은빛으로 보였던 것이다. 여러분, 일본 바다는 더럽지 않습니다 -_-; 


 공항에 도착해서도 잠시 비행을 했을 뿐, 해외에 나와있다는 실감은 전혀 들지 않았다.
광고 판넬이 더이상 이나영이나 한가인씨가 아닌 고쿠센이나 너는펫에서 보았던 여자주인공들의 미소짓는 모습을 보고서야 여기가 일본이구나-_- 싶었던것이 전부였다. 입국심사를 받는 내내 아이 돈 언더스탠드를 남발하며 -_- 안되는 콩글리쉬를 분출했다. 그렇게, 겨우겨우 다사다난했던 비행일정을 마치고 공항에서 이모를 만나 기숙사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앞으로 펼쳐질 일정들에 대한 부푼 꿈을 안고 ...!


 (사진은 여행 당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제가 직접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한 것 임을 밝힙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동 | 인천국제공항
도움말 Daum 지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