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못했던 뜻밖의 기회로 DMZ 투어
프레스블로그에서는 다양한 체험행사를 통해 블로거에게는 기회를,
광고주들에게는 양질의 홍보 컨텐츠를 획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곳인데
사실 이런 기회에 발탁되기에 난 아직 명성, 실력 그리고 인지도도 갖추지 못한 신생아 블로거라
늘 낙방의 고배를 마셔왔다. 그런 와중에 이번에 DMZ 투어에 뽑히게 된 것은
타 블로거들의 빠듯한 일정 때문에 참가 신청율이 저조했거나, Yes24 문학캠프의 후기 덕분이 아니었나 싶다.
어쨌든 덕분에 설레는 마음으로 전날 핸드폰 MP3에 꽉꽉 채워넣은 음악을 들으며 집결장소인 강남역으로 향했다.
모임 장소가 카페베네라 커피를 기대했지만, 영업시간 이전이라 증정받은 DMZ 생수로 만족해야 했다. (하핫
그렇게 하나 둘 블로거분들이 모이자 예정된 시간에 맞춰 관광버스를 타고 파주로 향했다.
가는동안 민둥산도 보고, 통일전망대도 보고, 오랜만에 마주한 그 풍경에 왠지모를 묘한 기분이 피어올랐다.
첫번째 행선지는 파주에 위치한 도라산역.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의 방한때, 이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며, 남한의 마지막 전철역이다.
(하지만 그 규모는 공항을 방불케 한다. 아마도 통일을 염두한-북으로 가는 첫번째 역-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앨리스 인 네버랜드의 2집 수록곡 네버랜드 횡단열차가 생각났던 도라산역 한켠의 지도. 꼭 실현되기를...!
아직은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으며,
‘여행’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 또한 극히 드물기에 너무나 황량했던 도라산역.
(워낙 규모가 넓어서 쓸쓸함이 더욱 부각됐다.)
언젠가는 통일 한국의 주요 거점으로 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오가는 곳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남과 북은 하나의 국가이기 때문에 몇 년 전부터 남북국출입사무소에서 국이라는 글자가 삭제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 행선지는 제 3 땅굴이었다.
분단이후 북한은 휴정협정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남침, 간첩 등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남한을 도발하여 국민들의 불안감을 조장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북에서 서울로 통하는 땅굴이다.
우선은 현재 복무중인 군인분의 DMZ 지역 인근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땅굴로 향했는데,
높이를 비롯한 땅굴의 자연적인 특성상 여러가지 제약 조건이 많았다.(사진촬영도 불가)
나는 포천지역에서 유년기를 보낸덕에 어린시절 땅굴체험을 가 본 경험이 있는데,
그때 반도 채 못내려가서 호흡곤란 때문에 남은 코스를 포기하고 돌아왔던 기억이 났다.
하지만 지금은 어른이니까..! 라는 마음으로 힘차게 내려갔는데, 역시 가지 않는게 좋았을 뻔 했다....ㅠㅠ
DMZ 인근에는 소규모의 부대가 다수 설치되어있어 이렇게 포토존이 엄격하게 제한되어져있다.
땅굴체험을 마치고 올라와서 꽤 고생을 했다.
이후에는 바로 옆에 조성된 전시관과 관련 영상물 상영관에서 감상의 시간을 갖게 되어있었는데,
영상관람을 마치고 바로 뒤로 난 길을 따라 사진과 각종 조형물들을 볼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위의 사진은 그곳에서 본 여러가지 전시물들 중 가장 마음이 아팠던(입구에서 제일 먼저 볼 수 있다.) 사진이다.
어린시절 독립기념관에서 어깨까지 한쪽 팔이 통으로 절단된 독립투사의 사진을 봤던 그 기억이 떠올랐다.
민족의 비극.. 이것은 직접적으로는 어떤 고통도 느껴본 바 없는 나와 같은 이들에게도 참혹하게 다가오는 현실이다.
점심식사는 파주의 특산물 중 하나인 장단콩(검정콩의 한 종류)으로 각종 콩제품을 생산하는
식당에서 아주 훌륭한 상차림을 제공받았다. 그런데 여기서도 비극이 이어지니...
땅굴체험이 생각보다 버거웠던 난 여기와서 본격적인 후유증이 나타나며, 밥을 반 공기도 못먹었다는 사실..
아놔........... 비지 정말 맛있었는데 ㅜㅜ... 지금 생각하면 그저 눈물만 뽑아낼 기억이다.
점심식사 바로 직후의 행선지는 허준선생님의 묘소였다.
이곳은 이곳에서는 동의보감과 MBC 드라마 허준의 열정적인 팬인 나에게 너무나 의미있는 코스였다.
특히 청명한 가을날의 날씨에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들뜬 마음으로 산책하기 딱 좋은
너무나 아름다운 공간(DMZ 지역이라 더욱!)이라 마음이 너무 좋았다~!
이 날 허준선생님에 관해 여러가지 얘기를 들었지만,
대부분이 개인적인 조사와 공부(?)를 통해 이미 알고있던 내용이었고
강의를 참 재미나게 해 주신 해설사님께서 “선생님 떠들어서 죄송합니다. 주무세요~!”라고 외치며
일행을 차량으로 돌려보내서서, 모두가 빵! 터졌던 순간이 가장 인상깊었다. (먼저 뒤돌아서 걷다가 주저앉았다.)
숨가쁘게 달려온 이 날의 마지막 일정은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과 쌈지 싸운드 페스티벌(쌈싸페) 관람!
이쯤와서는 대략 나의 저질체력이 한계를 드러내며, 개별활동을 허가받음과 동시에 벤치를 찾아 좀비가되었다.
점심을 대충 먹은 탓도 있지만..
체력이 너무 급격하게 떨어져서 다시 한 번 기운을 내볼 겸 쿠폰 자율배식인 저녁식사도 이르게 먹고
(사실 제육 지정식에서 냉면으로 바꿔달라고 말해보고 싶었지만 진상이 되고싶지는 않아서 참았다.)
한번 더 으라차차! 하려고 했으나, 그것도 오래가지 않았다. 정말.. 여기서 머문 3시간은 너무 힘들었다...
포천, 강화 등 DMZ 인근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나이기에 이제는 전혀 신기하지 않은 북한 기념품들...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은 리모델링 이후로 단 한번도 방문한적이 없기에
묘한 감탄과 함께 거듭 설레는 마음을 가중시켰다. (그래서 힘든 와중에 3시간 버틸 수 있었다.)
이날의 일정은 8시와 10시에 출발 예정인 관광버스를 각자 자율적으로 선택하게끔 되어있었는데,
결국 개인적으로 6시 30분에 있는 마을버스 막차를 타고 도주-,- 해버렸다.
하지만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의 아름답고 화려한 볼거리들은 충분히 누리고 돌아왔다. 정말 멋졌다~!
DMZ 캠프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 또한 이번 행사를 통해 처음 알게됐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3대가 함께 할 수 있는 가족들(특히 아이가 유년기인)이 이 코스를 많이 찾았으면 했다.
요즘 아이들은 북한이랑 통일이되면 ‘물가나 세금이 오르고 우리는 망하게 된다.’며
차라리 전쟁이 나거나 북한이 혼자 자멸하도록 몰아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수가 많다고 한다.
나는 위와 같은 가치관을 지닌 어린친구를 통해 직접 그런 얘기를 들으며 소름이 끼쳤다.
그들은 우리와 한 민족이다.
잠시 안타까운 비극으로 인해 이별해 있을 뿐, 언젠가 우리와 함께 해야 할 이들이다.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외모, 언어, 조상, 역사를 지녔고 그것들의 공유를 통해 기뻐할 줄 안다.
그들 또한 고통을 알며, 통일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경계선에 가로막힌 가족들을 그리워한다.
이런 행사를 통해 우리가 지난 과오로 책임지고 감내해야 할 비용과 고통이 얼마나 큰지 느꼈으면 한다.
비록 그 결과가 너무나 큰 상처로 남았지만, 두 번의 반복되는 실수는 막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 할 것이다.
여건이 된다면,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들도 모두 감상하고 싶다.
나는 이 여행을 통해 어린시절부터 결코 흔들림 없이 지켜온 이 신념에 대해
다시금 재각성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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